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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 엄마의 모유 수유도 어느 덧 종착역에 다다른 것 같아, 지호 엄마의 모유 수유기를 정리해 기록해 두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모유 수유와 관련된 지호 엄마의 모습에 더없이 아름답고 훌륭함이 깃들여 있었기 때문이다.
*지호 엄마의 모유 수유기*
지호는 태어난 후 모유와 함께 분유를 먹기 시작했다. 엄마의 젖 양이 지호를 충분히 배부르게 하는데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편으로 지호에게 온전히 분유만 먹이지 않은 데에는 지호 엄마의 모유 수유에 대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유 수유가 절대 쉬운 것이 아님을 관찰자인 내가 알기란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두 시간 터울로 수유를 해야 했고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데 걸리는 시간이 30분, 먹이고 트림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이 30분이니 수유와 수유 사이에 산모가 쉴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도 안 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24시간 내내, 몇 주 동안 계속 하니 산모가 얼마나 체력이 소진되겠는가.

‘산후 조리’라는 게 출산 후 2~3주 정도 산후조리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에도 계속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알게 되었다. 출산한 경험이 있는, 지호 할머니는 이 시기 산모 조리의 중요성 및 필요성을 미리 알고 계셔서 지호 엄마를 챙기려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와 한동안 같이 지냈다. 더없이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수유가 온전히 잘 이루어져도 힘든데 지호 엄마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수유를 하다가 젖몸살이 자주 생겼기 때문이다. 지호 엄마는 가슴 주위에 젖이 뭉쳐 딱딱해지는 덩어리가 생기곤 했는데, 생활이 힘들 정도로 통증을 크게 느꼈다. 밤잠이자 쪽잠을 설친 경우도 많았다. 다음날 아침 ‘통곡마사지’를 받으러 가서 안에 뭉친 젖을 밖으로 인위적으로 빼내면 그나마 며칠을 잘 ‘견딜’ 수 있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마사지를 통해 젖몸살을 처방받았으니, 젖몸살로부터 해방된 날이 일주일에 이틀이나 되었을까?


젖몸살이 너무 심해 힘들어하자 우리가 먼저 내린 ‘예방법’은 젖몸살을 유발하는 음식을 삼가는 것이었다. 병원에서는 고기류와 밀가루 섭취를 절제하도록 요구하였는데, 지호 엄마에게 이 말은 ‘물에 밥 말아 먹으세요’라는 메시지로 해석되었을 것 같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지 못하니 기본적인 컨디션 자체가 좋을 수 없다.

그렇다고 이 음식들을 안 먹는다고 젖몸살이 안 생기는 것도 아니어서,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그러던 중 아이를 둘 낳은, 약사 아내를 둔 친구로부터 ‘수유하고도 젖이 안에 남아서 젖몸살이 생겨요. 남은 젖은 유축기로 빼내야 해요’라는 조언을 들었다. 당시 지호에게 젖을 직접 먹이지 않을 때에만 유축을 했는데, 믿음이 가는 친구로부터 그 말을 듣고는 수유 후에도 유축을 했다. 그랬더니 젖몸살 겪는 빈도가 정말 줄어들었다!

다소 젖몸살이 생기는 빈도가 낮아져도 계속되고는 있어, 한번은 지호 엄마가 통곡마사지 받는 병원에 함께 가서 마사지를 어떻게 하는지 자세히 관찰했다. 내가 직접 통곡마사지를 조금이라도 할 수 있으면 적어도 지호 엄마가 젖몸살을 겪을 때 병원에 가는 다음날까지 고통을 참지 않고 바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눈대중으로 보고 따라하는 것에 효과를 좀 봤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어느 정도 젖몸살을 ‘자가’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내가 젖 뭉친 곳을 조금 마사지해 준 후 ‘젖몸살 해소의 끝판왕’이 등장해 나머지를 해결해 주었다. 해결사는 바로 지호였다. 지호가 힘껏 엄마 젖을 빨면 젖 뭉친 부위가 한 순간에 풀렸기 때문이다.

젖몸살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유축기도 바꿔봤다. 유축기의 성능이 좋으면, 젖몸살도 덜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출산 후부터 우리가 쓰던 유축기는 지호 고모가 물려 준 것이었다. 지호 고모도 잘 쓰던 거라 우리도 100일 넘게 이 장비를 잘 썼다. 다만 나중에 여러 유축기를 ‘골고루’ 써 보니 휴대용으로 가지고 다니기에 덩치가 크다는 점, 220v 전원을 연결해야 한다는 점, 유축을 한 쪽씩 해야 해서 유축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발견’했다.

이 유축기에는 몇 가지 추억이 담겨있다. 그 중 하나가 지호 엄마 생일에 지호 엄마와 양평에 식사하러 먹으러 갔는데 밥 먹는 와중에 유축해야 할 시간이 찾아왔다. 유축을 하기 위해 주인 아주머님의 양해를 구해, 아직 손님이 도착하지 않은 예약실에서 220v 전원을 연결해 유축기의 소음을 줄이고자 담요로 돌돌 만 채 유축을 했다. 나는 방 입구에 서서 다른 사람들이 행여나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 경계를 서 있었고...

지호 엄마가 학교에 근무하러 가야 하기도 해서 전원을 연결하지 않고도 유축할 수 있는 '휴대용 유축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알아보는 와중에 마침 지호 고모로부터 휴대용 유축기를 선물받았다. 지호 엄마는 이것을 몇 번 들고 다니며 유축을 했는데, ‘수동’ 유축기여서 그런지 유축한 후에 지호 엄마의 악력이 세졌다고 한다.

'휴대용 유축기'이면서도 '자동'이 필요했다. 그러다 발견한 건 '메델라 스윙 유축기'. 건전지를 넣고 허리춤에 기계를 찬 후 유축을 하면 된다. 물론 콘센트에 꼽아 써도 된다.

그러다 안착한 건 유축기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메델라 심포니. 매주 젖몸살 치료 마사지에 쓰는 돈을 생각하니 이것을 사서 쓰는 게 낫겠다 싶어 구매하였다.

메델라 심포니는 유축하기 전 유축기가 어느 정도 마사지를 해 주고 시작한다. 게다가 양쪽 유축이 가능해 시간절약에도 좋다. 지호 엄마가 한 밤에 자다가 일어나 유축하느라 30분을 못 잤는데, 이 기계 덕분에 15분 단축되었다. 게다가 젖몸살도 훨씬 줄어들었다.

지호 엄마의 직장 근무가 시작됨에 따라 시밀레와 스윙은 학교에 두고 유축을 하고, 집에 와서는 하모니로 유축을 한 동안 했다. 기계는 학교와 집에 두었지만, 그외 필요한 것들은 들고 다녔다. 매일 유축관련 가방을 한 보따리 들고 다닐 정도였다. 이 생활을 꽤 오랫동안 유지한 지호 엄마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150여일 넘게 모유를 먹인 덕분인지 지호는 잔병치레없이 건강하게 자랐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 엄마의 건강한 성분이 모유를 통해 옮겨져간 것 같다. 그로 인해 지호 엄마는 건강 회복이 지금도 필요해 보인다. 아직 산후 조리는 끝나지 않았다.

매일밤 졸음을 참아가며 유축해 지호에게 건강한 모유를 선사해 온 지호 엄마
내 아내여서 참 감사하고 지호 엄마여서 더없이 고맙다.
단유와 함께 지호 엄마의 산후조리에 더 신경써야겠다.